미국 요리의 일종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고유 식문화를 가리키는 말이다. 옥스포드 영어 사전에서는 '전통적으로 미국 남부 흑인들과 관련된 음식'으로 정의를 내린다.
소울 푸드의 근원은 아프리카 요리, 그 중에서도 서아프리카의 식문화이다. 서아프리카에서 취식하던 작물들이 15세기 이후 대서양 노예 무역을 통해서 미국 대륙으로 전파되었고, 이런 음식들은 흑인 노예들의 주식으로 자리잡았다. 참고로 이렇게 노예로 끌려온 흑인들은 남부의 백인들과 혼혈을 이루어 크리올을 형성하였고, 이들의 식문화는 케이준으로 대표되는 아카디안들의 식문화와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식문화와도 결합하면서 남부의 독특한 식문화를 형성하였다.
이렇게 남부에서 형성된 미국 흑인들의 식문화는 20세기 초반에서 중반에 걸쳐 흑인들이 북부로 대거 이주한 흑인 대이동을 통해 미국 전역으로 전파되었다.
흑인 노예들의 요리 문화는 노예 해방 이전까지 오로지 구전을 통해서만 전수되었다. 19세기 후반에 들어서야 흑인 요리 문화를 담은 요리책이 처음 출판되었으나 이들 초기 서적들은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유실되었다. 20세기 중반에 재조명을 받으면서 많은 요리책이 출판되었다.
남부 흑인들의 식생활이 '소울 푸드'라는 명칭을 얻게 된 것은 1960년대이다. 이 시기 미국 흑인들의 문화에 'soul'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이 유행한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소울 음악' 등이 있다.
이런 '소울 푸드'라는 말이 한국어와 일본어에서는 '소울'이란 단어의 뜻 때문인지 '영혼을 흔들만큼 인상적이며 어릴 때의 추억이나 삶의 애환 등을 훑는 음식'을 뜻하는 말로 바뀌어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의미가 바뀐 것을 두고 '콩글리시'라고 비판하는 의견도 있지만 원래 외래어가 들어올 때 의미가 바뀌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다만 영미권에서 'soul food'를 이런 뜻으로 썼다가 이상한 오해를 사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영어의 'soul food'에는 '추억이 담긴 음식'이라는 뜻은 없다. 권위 있는 사전들에 비해 비교적 신조어에 개방적인 위키낱말사전을 보아도 이런 뜻은 없고, '미국 남부 흑인 전통음식', '영적인 지탱'(즉 종교적인 의미)이라는 두 가지 뜻만 있을 뿐이다. 이러한 음식을 지칭하려면 comfort food라고 해야 한다.
그런 실수를 범한 사례가 있다. 현지에서 먹힐까 미국편에서는 미국이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소울푸드를 번역하지 않고 그대로 'Korean Soul Food' 라는 광고판을 푸드트럭 위에 붙이는 실수를 범했다. 얼핏 보면 "한국식 흑인 요리"로 해석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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